돼지고기로 알려진 선진, 왜 인도로 갔나…선진, 세계 최대 낙농시장서 ‘K-축산 솔루션’으로 Pan-India 도약

2026.09.02

인도 라즈푸라 사료 공장

– 2018년 인도 사료시장 진출…낮은 배합사료 이용률과 농가 생산성 격차에서 성장 가능성 포착
– YOLO Mix, Quick Scan, Model Farm 등 현지 맞춤형 사료·사양관리 솔루션으로 농가 생산성 향상
– 2025년 사료 판매량 4만 9,235톤, High-End 제품 비중 81%…Pan-India 전략으로 전국 시장 확대

‘선진’이라는 이름에서 소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돼지고기 브랜드 ‘선진포크한돈’이다. 50여 년간 양돈을 시작으로 사료, 식육, 육가공까지 사업을 확장해 온 선진이 2018년 새로운 해외시장으로 선택했던 곳은 인도였다. 그런데 선진이 인도에서 주목한 것은 돼지고기가 아닌 ‘우유’다.

축산식품전문기업 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은 인도 법인인 선진 인디아(Sunjin India Feeds Private Limited)를 통해 사료와 사양관리 기술을 결합한 현지 맞춤 축산 솔루션을 확대하고, 북인도를 넘어 인도 전역으로 사업을 넓히는 ‘Pan-India’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연간 약 2억 5,000만 톤의 우유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낙농국가다. 하지만 선진이 진출을 검토하던 당시 고품질 배합사료 이용률은 전체 낙농 사료 수요의 9.8% 수준에 그쳤고, 농가별 일일 유량 역시 10L 미만에서 30L 이상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선진이 인도에서 발견한 기회는 거대한 시장 그 자체가 아니라, 농가의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국내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낙농사료와 사양관리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선진은 1997년 국내 최초로 펠렛형 낙농사료 ‘썬텍’을 출시한 이후 젖소의 성장 단계와 사육 환경에 맞춘 정밀 영양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최근에는 로봇착유기와 스마트축산 기술까지 접목하며 사료를 넘어 낙농 생산성 전반을 높이는 솔루션으로 전문성을 확장하고 있다.

선진은 한국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현지의 기후와 원료 수급 환경, 농장 규모 등에 맞춰 농가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설계했다. 농가가 보유한 원료와 조사료 상태를 진단하는 ‘Quick Scan’, 농장 별로 맞춤 배합비를 제안하는 ‘YOLO Mix’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프리미엄 사료와 사양관리 솔루션을 실제 농장에 적용해 생산성 변화를 검증하는 ‘Model Farm’을 운영하고, 그 성공 사례를 인근 농가에 확산시키는 현지 밀착형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선진이 인도에서 판매한 것은 단순한 ‘사료 한 포대’가 아니라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종합적인 축산 솔루션인 셈이다.

특히 프리미엄 사료의 품질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조기술에도 차별화를 뒀다. 선진 인디아 라즈푸라 공장에는 인도 최초로 ‘더블 컨디셔너 & 더블 펠렛밀(Double Conditioner & Double Pellet Mill)’을 적용했다. 원료에 두 차례 열과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사료의 소화율을 높이고, 균일하고 조밀한 고품질 펠렛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료의 품질과 효율을 높여 농가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기 위한 투자다.

이러한 경쟁력은 현지 농가의 성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2025년 국제 낙농 박람회 PEDA의 HF(홀스타인) 착유 경쟁에서는 선진의 프리미엄 사료와 YOLO Mix를 적용한 고객 농장이 일일 착유량 최대 82L를 기록했다. 2026년 PDFA 경연대회에서도 현지 대표 버팔로 품종인 무라(Murrah)와 닐 라비(Nil Ravi) 부문에서 선진 고객 농가들이 잇따라 상위권에 올랐다.

사업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선진 인디아의 연간 사료 판매량은 2021년 1만 7,500여 톤에서 2025년 4만 9,000여 톤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선진은 라즈푸라 공장의 월 생산능력을 기존 8,000톤에서 1만 6,000톤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생산·물류 인프라와 ERP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라자스탄과 구자라트에 이어 마하라슈트라, 카르나타카 등 서부·남부 쪽의 핵심 지역으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선진 인디아 관계자는 “2018년 선진이 인도에서 발견한 것은 단순히 큰 시장이 아니라 농가의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며 “한국에서 축적한 사료·사양관리 기술을 현지 환경에 맞게 발전시키고 농가와 함께 성과를 만들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축산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종합 축산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